왕초보 시절 누군가 기타 앰프는 진공관, 베이스 앰프는 트랜지스터가 정답이라고 이야기해서 철썩같이 믿고 있었다. 그때는 뭐 썩은 DART 쓰다가 HARTKE 킥백 써보고 젤 좋은 앰프인줄 알았으니까. 그러다가 나중에 베이스 매거진에서 연주자들의 장비들을 살펴보니 AMPEG SVT2가 다수이다. 이것이 무엇인가. 그때 교회 앰프는 AMPEG 15인치 콤보였다. 단순히 출력만 높은 것일까? 스펙을 보니 프리, 파워 모두 진공관이다. 엇, 베이스 앰프인데 진공관이네. 이때부터 앰프병에 걸렸는데 SVT2는 국내 가격이 중고가 200이 훨씬 넘었고 유지비도 장난이 아니었다. 또 진공관 특성상 퍽 하고 나갈 수가 있어서 미국의 연주자들은 2개씩 가지고 다닌다고 한다.
그래서 일단 목표를 SVT3로 하향 조정하였는데 이놈은 프리는 진공관, 파워는 트랜지스터로된 하이브리드타입으로 가격을 낮추고 안정성도 높힌 모델이다. 나의 짧은 생각에 파워는 별차이 없을 것이다고 결론을 내렸다. - 지금 생각하면 아니다 - 어차피 파워앰프는 모니터용이고 믹서로 들어가는 것은 프리 출력이니까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SVT3도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eBay를 노려봤으나 100V라는 단점과 함께 한 무게로 인한 배송비를 생각하면 메리트가 없었다.
그렇게 눈팅만 하던 차에 뮬에 Eden WT400가 떴다. 45만원. 이가격이면 eBay와 별차이가 없었다. SVT3와 비슷한 명성과 평가, 프리부 진공관. 바로 달려가 구입하였다. 10년이라는 세월로 팬과 노브에 문제가 있었다. 판매하시는 분이 문제가 있어서 저렴하게 내놓으신것 같다. 그러나 팬과 노브를 교체하고 여기 저기 손보니 전 기능 이상없이 짱짱하게 잘 나온다.
교회의 15인치 EV 스피커에 꽂고 테스트 해봤다. (울 교회는 베이스 캐비넷이 없다). Eden 소리는 정말 좋았다. 이때부터 TR 앰프는 쳐다보지도 않게되는 상태로 병이 악화되었다. 그렇게 1년 동안 행복하게 정말 잘 썼다.
이때. 갑자기. 어느날. 뮬에 SVPCL이 떴다. eBay에서 몇번 구매하려고 했으나 번번이 낙찰에 실패한, eBay에서도 500불 전후에 낙찰되는, AMPEG에서 잠깐 동안만 만들고 단종시킨 바로 그 프리앰프 시리즈가 45만원에 떴다. 그래서 그때 구입하고 지금까지 쓰고 있다. 교회갈때 기타와 함께 들고 간다. Eden은 방출되었다.
정말 아까웠지만 총알이 필요했다.
전원을 켜면 암펙 로고에 흰색 램프가 들어오고 잠시후 진공관 예열이 완료되면 녹색으로 바뀐다. ULTRA LOW라는 셀렉터가 있어 5가지 톤중에 선택할 수 있고 이큐에서 미드 프리퀀시를 셀렉터로 선택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그 외에는 평범한 프리앰프이다. 아래 사진에서 보다시피 진공관이 4개 들어간다. 그외의 부품들도 알차다.
사운드는 따뜻하고 예쁜 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내 베이스는 액티브이고 이미 기타 프리앰프에서 많이 증폭된 상태라서 암펙의 톤은 많이 안나오는것 같다. 나중에 재즈 베이스를 구입하게 되면 어떤 소리가 날까 궁금하다. 켜놓고 한 두시간 정도 지나면 더 좋은 소리가 나는것 같다. 교회의 파워 앰프와 캐비넷은 크라운+EV 15인치이다. EV 스피커는 베이스 캐비넷은 아니지만 대단히 만족스럽다. EV 스피커를 뜯어보면(수리차) 유닛이 얼마나 견고하게 잘 만들어졌는지, 훌륭한 스피커임을 금방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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